고국에서

부산 자갈치시장

아임보리올 2023. 11. 27. 09:17

 

 

부산역 근처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다음, 지하철을 이용해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외국 생활이 오래된 나에겐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거제도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부산에 나오면 자주 들르던 곳이었다. 재래 시장의 규모도 엄청나지만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사람사는 것 같았다. 이곳 사람들은 일상적 대화도 마치 싸우는 소리 같았다. 바로 옆에서 이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지켜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으랴. 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있다는 말에 걸맞게 해산물이란 해산물은 거의 다 망라하고 있는 듯했다. 짭쪼름한 바닷내음과 생선 비린내에 사람사는 냄새까지 더해져 묘한 향수를 자극한다. 바다완 인연이 없는 충청북도 출신인 나에게도 말이다. 더구나 태평양 건너 사는 사람에게는 가끔 이런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