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재 산책

집사람 친구네 별장은 수안보에서 좀 떨어진 산골 마을에 있었는데 하늘재를 걸어서 다녀올 거리라 해서 집사람과 둘이 산책에 나섰다. 하늘재는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를 연결하는 해발 525m의 고개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속해 있어 예전에 이 고개를 몇 번 지났던 기억이 난다. 한 번은 하늘재에서 야영도 했다. 조금 걸어가니 미륵리가 나왔고 거기서 하늘재까지는 2km, 30~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산길 오른편으로 중원미륵리사지가 나왔다. 신라 말에 지어진 절로 우리 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북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목조건물은 모두 소실되고 5층 석탑과 석불입상만 남아 있었다. 거기서 하늘재까지는 길 위에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하늘재에 도착했더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포암산 등산 안내판만 외롭게 서있었다.